
로미오와 줄리엣 나의 클리셰를 만난 전설의 인물 이야기
중학교 때 하교를 하던 중에 놀이터를 지나가야 된다. 그때 천으로 만든 창문만 한 포스터가 버려져 있었다. 새것처럼 깨끗했는데 내 눈길을 이끌었고 나는 그걸 그대로 집으로 가져왔다. 그것이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다. 첫 등장면인 사막 같은 곳에 모레바람이 휘날리는 장면에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바람이 휘날리며 등장하는 씬의 사진이었다. 나는 그 포스터를 방에 걸어두고 성인이 되어 독립할 때까지 걸어두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영화를 찾아보고 있다. 처음 사랑에 빠진 그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정열의 도시 베로나, 태양의 열기가 가득한 이 도시에서 두 가문 몬태 규 가와 캐플릿 가는 끝없이 혈투를 벌인다. 어느 날 캐플릿가의 파티에 몰래 참석한 몬태규가의 로미오는, 아름다운 줄리엣을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부모 몰래 결혼식을 올리고, 이 결혼이 두 가문의 화해를 가져다 줄 거라 믿은 신부는 그들을 축복한다. 그러나 싸움에 휘말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를 죽이게 된 로미오가 베로나에서 추방당하게 되고, 줄리엣은 그녀를 좋은 가문에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부모를 피해 수면제를 먹고 죽은 것처럼 가장하게 되면서 비극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다.
68년 작은 배경을 이탈리아로 설정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98년 작은 미국, 그중에서도 하와이와 할렘이 약간 섞인 듯한 느낌을 주는 배경이다. 특히 로미오는 귀족이라기보다는 돈 많은 폭력 조직에서 자란 조용한 성격의 소년이라는 느낌을 훨씬 많이 준차이가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1996 원작과 다른 각색한 부분
01 베로나 비치
이탈리아에서 미국의 어느 해변으로 장소를 바꾼 것에 대해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캐서린 마틴은 원작의 베로나도 결국 영국인 셰익스피어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탈리아였으므로, 영화의 베로나 비치 또한 상상 속 공간으로 재창조했다고 한다.
02 총
원작처럼 검으로 싸우는 대신 영화에선 칼을 뜻하는 'sword'와 'dagger'라는 이름의 총으로 결투를 벌인다.
03 발코니 장면
원작과 올리비아 핫세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1968>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바로 발코니 장면이다. 발코니에 나온 줄리엣과 아래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로미오의 쉽게 닿을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런데 바즈 루어만은 발코니에 유모를 등장시키고 줄리엣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변주를 주었고, 덕분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 수영장에 빠지는 아름다운 장면이 탄생했다.
04 패리스
원작에서 로미오는 줄리엣의 사촌인 티볼트와 줄리엣과 결혼하려는 패리스를 죽인다. 하지만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96에서 패리스의 죽음은 나오지 않는다. 경찰청장이 '2명을 잃었다'라고 표현하는데, 이게 원작에서는 친인척 관계인 머큐쇼화 패리스를 뜻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패리스의 죽음이 나오지 않으므로 그의 죽음이 생략된 것인지, 단순 오류인지, 아니면 로미오와 줄리엣을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원작과 차이를 준 영화적 요소들
01 물의 이미지
많은 영화에서 물은 탄생과 사랑의 알레고리로 쓰인다. <로미오와 줄리엣> 1996에서도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흐름에 물의 이미지가 함께한다. 줄리엣과 로미오가 만나기 전에 그들은 각자의 물에 빠져있다. 물속에서 줄리엣은 기상을 하고, 로미오는 환각에서 깨면서 사랑에 빠질 존재의 탄생을 알린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첫 만남에 사이에 놓여진 수족관은 상대방의 모습이 물에 의해 커 보이게 해서 첫눈에 반한 마음을 시각화한다. 그 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함께 수영장에 빠지면서 사랑의 탄생을 보여준다. 그런데 머큐쇼의 죽음을 기점으로 물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첫날밤 이후 수영장에 다시 빠진 로미오를 보며 줄리엣은 꼭 무덤에 들어간 것 같다는 불길한 말을 한다. 또한 바다에 들어가 총을 쏘던 머큐쇼와 분수대에 빠지는 티볼트가 사망하면서 물은 죽음의 이미지로 변화한다.
02 꿈같은 사랑
파티에 가기 전 로미오와 머큐쇼는 꿈에 대해 대화한다. 특히 머큐쇼는 잠자는 동안 원하는 것을 꿈꾸고 이루게 만들어 주는 맵 영왕 이야기를 하는데, 영화에서는 이 맵 여왕을 환각제로 표현했다. 꿈이란 것은 현실에 변화를 줘서 이루고 싶은 것이고, 그런 욕망이 현실의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영화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꿈이자 현실 속에서 그들을 형성하는 힘이 된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그들은 현실에서 사랑하고 있지만 더 완벽한 사랑을 꿈꾸며 베로나를 벗어나려고 한다.
03 죽음은 영원한 사랑?
앞서 말한 물의 두 이미지와 꿈과 현실처럼 <로미오와 줄리엣>1996 에는 서로 대비되는 것들이 많이 등장한다. 심지어 로미오는 첫 대사로 모순되는 것들을 나열한다.
"그러면 싸우는 사랑이여. 사랑하는 미움이여. 태초의 무에서 창조한 유여. 무거운 가벼움이여. 진실한 허영이여! 겉치레는 근사하지만 보기 흉한 혼돈이여!"
두 가문의 원한 속에서 피어난 사랑, 탄생과 죽음을 보여준 물의 이미지, 꿈과 현실. 작품 전반적으로 이런 모순이 충돌하고 뒤엉키는 <로미오와 줄리엣>1996에서 죽음은 사랑이 끝난 비극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랑의 시작과 끝을 여러 번 겪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약 계획에 성공했다면 영원한 사랑을 했을까? 수영장에서 고백하던 순수하고 정열적인 사랑이 지속되었을까? 어쩌면 그들은 죽음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을 영원히 보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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