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셉션 세 번 보고 나서야 조금 이해된 영화 리뷰
처음 인셉션을 봤을 땐 그래서 꿈을 꿨다는 거야 실제로 했다는 거야 어쨋다는 거지?라는 물음표만 가득했다. 그러고 다음 해에 다시 영화를 봤을 땐 꿈을 꾸며 일을 했다는 건가? 물음표가 줄어들었고 다음 해에 영화를 봤을 때는 꿈을 꾸며 일을 처리하는 거구나 이해를 하게 되었다.
재미가 있는 영화인건 명백한 사실이나 재미가 있는 만큼 어렵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어렵지만 재미있기는 아주 힘든데 그래서 여러 번 보게 된다. 리뷰를 쓰기 위해 올해도 한 번 더 보게 되었고 이해를 하는 부분이 많아졌다. 그리고 더욱더 재미있는 영화가 되어서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주인공 코브는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과 꿈을 공유하고 그 꿈속에서 타인의 비밀을 추출해내는 추출 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는 동료인 아서, 내쉬와 함께 사이토라는 일본 기업가의 비밀을 알아내려 하지만 실패하고, 이 때문에 고용주였던 '코볼 사'에게 목숨을 위협당하는 신세가 된다. 사이토를 목표로 잡은 꿈에서 2단계에서 1단계로 돌아왔을 때, 바닥에 쓰러진 사이토가 "이 카펫, 항상 바꾸고 싶었었지. 그런데 그건 양모였는데, 이건 폴리에스테르야." 하고 알아챔으로써 꿈속의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다행히 패시브의 시간이 다 되어서 계획 실패한다. 그리고 이 실패에는 맬이 크게 관여했다. 여기서 코브가 아서를 쏘아 죽여버리는데 현실에선 이에 대해 아서가 추궁하자, 코브는 "통제의 일환이었어."라고 변명하고 "통제는 개뿔"이라면서 아서가 맞받아치는 것이 압권이다. 이는 아직도 코브가 꿈속에서의 맬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이기도 하다.
한편 사이토는 꿈속의 꿈으로 자신을 속인 코브의 실력에 감탄한다. 설정상 드림머신으로 공유된 꿈 내에서 표적이 다시금 꿈을 꾸도록 유도하면 2단계의 꿈, 즉 표적의 더 깊은 정신세계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단계가 현실인 줄 알았을 때 사이토는 이 작업에 대해 "오디션이었다"라고 하며 어떤 오디션이냐고 코브가 묻자 "상관없어. 네 놈은 떨어졌으니까"라고 차갑게 말하는데 사실 이때 추출자로서 코브의 실력은 상당한 편이다. 추출 자체는 실패해도 추출 대상자를 미리 납치해서 정보를 강제로 뽀아낼 수 있도록 했으니까. 그러나 사이토가 원한 것은 대상이 작업이 이뤄지는 걸 알아차리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었기에 쓸모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꿈속의 꿈을 설계해 자신을 완전히 속였다는 걸 알아차리자 대단히 흡족해한 것이다. 사이토의 작업에는 우격다짐으로 정보를 빼내는 게 아니라 대상이 속는다는 것도 인식 못하게 속이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어 사이토는 내쉬를 협박해 코브와 아서를 찾아내서는 자신의 재력과 권력을 이용하여 수배범인 코브의 수배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한 가지 임무를 의뢰한다. 그 임무란 바로 세계 에너지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기업의 후계자인 피셔의 머릿속에 '물려받은 기업을 분할하겠다'라는 간단한 생각을 주입하는 인셉션이었다. 아서는 "제가 '코끼리에 대해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뭘 생각하게 되죠?"라고 말하면서 근본적인 생각을 고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거절하려 하지만, 코브는 과거에 인셉션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며 임무를 받아들이고 팀을 조직한다.
가장 먼저 꿈을 설계할 사람이 필요했던 코브는 대학 교수인 장인에게 찾아가고 아리아드네라는 명석한 학생을 소개받았다. 그녀에게 꿈속으로 침투한다는 개념과 꿈의 설계법, '토템'의 개념을 가르친다. 덧붙여 코브의 가장 친한 친구인 아서도 아리아드네에게 패러독스에 대해 가르친다. 여기서 장인 마일스가 코브에게 "현실로 돌아와"라는 말을 하는데 이것이 '영화대부분은 림보 속의 이야기다'라고 하는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만 저 대사는 대화의 맥락을 살펴보면 단순히 "현실로 돌아와"라는 의미다.
이제 코브는 아리아드네를 설꼐사로 키우기 위해 함께 꿈에 들어가는데 여기서 온갖 초현실적인 장면들이 등장한다. 코브는 변화를 너무 일으키면 목표물의 무의식이 경계심을 가지기 때문에 적당히 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피셔를 목표로 한 작전의 2단계에서 다시 나타난다. 1단계에서 유서프의 본의 아닌 난폭운전 때문엔 밴이 흔들리면서 꿈을 꾸고 있던 아서의 몸도 이리 저기 흔들리는데, 이것이 2단계에 그대로 나타난다. 피셔는 이것을 눈치채고, 코브가 찰스 작전을 시작할 때 호텔의 사람들이 코브와 아서를 각각 쳐다보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중반에 사이토를 목표로 한 꿈 장면에서 카펫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을 사이토의 방과 똑같이 바꾸는 데 성공했으나 변화를 너무 준 나머지 무의식들이 폭동을 일으켜서 차를 때려 부수고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던지는 등 난장판이 일어났다.
그런데 아리아드네는 당시 상황에 몰두하고 있던 탓에 뜬금없이 나타난 맬에게 칼을 맞고 만다. 이 때문에 아링라드네는 기겁을 하며 그만두겠다면 가버리지만, 코브는 이미 꿈속의 환상적인 경험을 한 이상 절대 그만두지 못하고 다시 돌아올 거라 장담하고, 아니나 다를까 코브의 예상대로 아리아드네는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와 팀에 재합류한다.
이후 코브는 케냐의 몸바사에서 '위조꾼'임스와 재회하고, 코볼 사의 킬러들에게 쫓긴다. 결국 사이토의 도움으로 탈출해 '약제가'유서프를 만나 "특수 약물"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등 몇 명의 동료를 더 모으고, 여기에 임무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이토 역시 관람객으로서 따라오기로 하면서 팀이 완성된다. 그리고 이들은 사이토의 설명을 듣고 피셔에게 인셉션을 실행하기 위한 치밀한 작전을 계획한다.
한편 코브와 죽은 그의 아내 맬 사이에 뭔가 비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아리아드네는 코브가 밤마다 아내와의 기억을 투명한 꿈의 세계를 헤매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정확히는 점차 강렬하게 나타나는 맬의 무의식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자기 기억의 최하층에 가둬놓는 것을 실험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맬은 무의식의 형태로 코브의 임무에 등장하여 그가 하는 일을 방해하고 있었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아리아드네는 본인은 꿈의 설계만 하되 본 작전에는 참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코브와 동행한다.
인셉션 제대로 보려면 용어를 알아야 한다
+패시브 장치
휴대용 자동 섬나신 정맥 주사기계의 줄임말이다. 간단하게 드림머신이라고 줄여 부른다. 꿈을 공유하고 자각몽을 꿀 수 있게 해 주는 약물 섬나신을 여러 명에게 주입시켜 같은 꿈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기계로 미군이 훈련용으로 개발했는데, 이것이 범죄자들에 의해 사람의 생각을 추출하는 용도로 악용되기 시작하면서 웬만한 대기업 CEO나 유명 인사들은 잠재의식을 단련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 사이토나 로버트 피셔의 경우도 자신의 잠재의식을 단련하는 훈련을 받은 케이스다. 몇몇 사람들은 아예 현실을 포기하고 이 장치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설계한 꿈 속에서 그 꿈이 현실이라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설계자의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무의식들을 설계자의 의도대로 배치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설계자의 꿈속의 무의식들은 대부분 표적의 무의식이며, 추출자의 무의식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주인이 꿈속임을 인지할수록 설계자에 대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추출자의 무의식은 의도적으로 매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점은 꿈의 설계자가 꿈 안에 패시브 디바이스를 배치하면 그것으로 꿈속의 꿈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꿈속에 등장하는 패시브 디바이스는 더 깊은 무의식의 공간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일종의 매개체일 뿐, 현실의 패시브디바이스와는 작동 방식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토템
자신이 남의 꿈속에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주는 물건이다. 재질감이나 무게 중심은 소유자만이 알기 때문에 들어보는 것만으로 꿈과 현실을 구별할 수 있다. 나만의 꿈속에서 토템은 본인이 아는 것과 다른 무게나 중심점을 가지게 되고, 다른 사람의 꿈에서는 이 중심점을 알 리가 없으니 꿈과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굳이 토템이 아니러라도 설계자가 만든 꿈의 세계와 현실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물건이 있다면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첫 부분에서 사이토는 꿈속 세계의 양탄자가 폴리에스테르제라는 것을 깨달아서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토템을 만진다면 다른 사람의 꿈속에서도 똑같은 토템 시물레이션할 수 있어서 효력을 잃는다. 따라서 토템의 효력을 잃기 때문에 절대로 다른 사람이 자신의 토템을 만지게 해서는 안 된다. 본인이 자신의 꿈과 현실을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토템 가지고는 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작중 코브는 절대로 꿈을 설계하려 하지 않는다. 원리로 보자면 코브의 팽이의 무게중심은 본인만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은 그것의 무게중심을 모르기에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면 코브의 팽이에 대한 무게중심이 추상적인 것이 되어버려서 무한하게 돌아가는 듯하다. 아서는 빨간 주사위, 아리아드네는 금속 체스 말, 입스는 포커 칩, 맬과 코브는 팽이, 관객은 결혼반지이다.
+킥
꿈꾸는 사람을 넘어뜨려 낙하하는 감각으로 강제로 꿈을 깨우는 것을 칭한다. 이것은 꿈속과 현실에서 모두 동일한 원리로 작용하여 잠든 사람을 깨어나게 할 수 있다. 굳이 킥을 사용하는 이유는 사용한 약이나 꿈을 깊게 꾸는 정도에 따라 쉽사리 잠을 못 깨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약을 통해 깊게 잠들어 현실에서 때려도 감각을 느끼지 못하면 깰 수가 없다. 하지만, 귀의 특정 감각에 대해 계속 느낄 수 있게 해 둔다면, 현실에서 자극을 가해 꿈에서 깰 수 있다. 게다가 무의식으로 깊게 들어가면 시간차가 심해져 현실로 깰 때까지 꿈속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림보
무의식의 가장 깊은 영역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익스트랙션
말 그대로 누군가의 꿈속에서 정보를 빼내는 추출이다. 추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 꿈 하나를 설계하고, 타깃을 그 꿈속에 불러들이면 타깃의 무의식이 수많은 투사체들을 만들어내는데 그 투사체들에게 대화를 해서 정보를 알아내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기본적인 정보밖에 얻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난도의 정보 추출을 해내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꿈을 설계할 때 금고 같은 보안이 강력한 공간을 하나 마련해 두고, 타깃을 그 꿈에 불러들이면 타깃은 그 보안이 강력한 곳에 부의식적으로 중요한 생각이나 정보를 저장시켜서 문서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추출자는 그곳에 침투해 그것을 읽으면 된다. 이 습격에 훈련된 사람은 일단 꿈이라는 걸 눈치챌 경우 설정된 금고 안에 가짜 문서를 넣어 역으로 낚는 등의 대처가 가능하다. 꿈속의 꿈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강력한 무의식에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빼을 수 있으나 그만큼 꿈속의 꿈은 불안정하고 위험한 상태가 된다.
+인셉션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용어. 한 사람의 꿈에 들어가 무의식에 특정 개념이나 생각을 주입하여 꿈에서 깨어난 후에도 그 생각이나 개념을 자기 스스로 가졌다고 믿게 만드는 고도의 사고 조작이다. 인셉션도 추출과 마찬가지로 꿈속에서 '보안이 강력한 장소'를 마개체 삼아 타깃이 무의식을 구현시키고 그 안에서 표적에게 주입할 생각을 계속 말해준 다음 보안이 강력한 장소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거나 그 무언가가 놓여 있는 상황을 변화시키면 인셉션은 성공한다. 인셉션의 성공 여부는 꿈의 깊이와 상관없으나 난이도는 깊숙한 꿈으로 들어갈수록 낮아진다. 무언가를 보안이 삼엄한 곳에서 꺼내는 것은 추출과 비슷하나 이쪽은 없는 생각을 대상에게 주입시키고 깨어난 다음에도 그걸 믿게 하는 것이라서 비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이고, 작중 등장인물들도 코브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가능하거나 그에 버금가게 어렵다고 여긴다.
인셉션 비하인드 스토리
01
<베트맨> 시리즈 덕분에 가능했던 <인셉션>
16살 때 "꿈속에서는 보든 것이 가능하다"는 구상을 시작으로, 인셉션의 기초를 세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15년 후 이 구상을 영화화하기로 했다. 간단한 비전을 완성한 놀란 감독은 다수 영화 스튜디오 문을 두들겼지만 거절당했다. 메멘도, 인썸니아 등의 작품으로 인정은 받았으나, 블록버스터를 만들 역량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 결국, 놀란 감독은 베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를 성공시킨 후, 인셉션을 연출할 수 있게 됐다. 놀란 감독은 다크나이트는 인셉션을 만들기 위한 전초전이었다고 언급했다.
02
"우연의 일치" 캐스팅
프랑스 샹송의 대명사, 에디트 피아프가 부른 'Non, je ne regrette rien'(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는 극 중 인물들을 꿈에서 깨우는 '킥'의 시그널로 흘러나온다. 한스 짐머 음악감독은 주요 곡의 기분 틀을 이 노래에서 따왔다. 예를 들어, 원곡을 길게 늘이면, OST 첫 번째 곡인 'Half Remembered Dream'(반쯤 기억나는 꿈)의 일부 대목과 비슷하게 연주된다.
한편, 에디트 피아프의 생애를 다룬 전기영화, 라 비 앙 로즈를 통해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마리옹 꼬띠아르는 인셉션에서 '코브'의 아내 '맬'을 연기했다. 이 캐스팅에 대해서 놀란 감독은 "우연의 일치"라고 밝혔다.
03
CG? 3D? 모두 거부한 놀란 감독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은 인셉션은 당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약 2,000샷 이상의 CG특수효과를 사용한 것과 달리, 약 500샷 정도를 사용하며 화제가 됐다. 영화속 '펜로즈 계단'이나 '회전복도', '산악 눈사태', '무중력 시퀀스' 등은 CG를 쓰지 않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 됐다. 산악 액션 장면은 놀란 감독이 좋아하는 007 여왕 폐하 대작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 심지어 촬영 현장에서 자연 바람이 없어지는 바람에, 눈보라를 유지하고자, 촬영용 헬리콥터가 대체되어 사용되기도 했다. 또한, 워너 브라더스는 3D 작품을 제안했지만, "스토리텔링을 방해한다"라는 이유로 놀란 감독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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