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곧 다가올 3.1절을 맞이하며
1919년, 일본제국 경찰이 서대문감옥으로 한 여자 죄수를 이송해 오고, 형무소의 여옥사 간수(이수연)가 죄수를 인수받아 남자 간수와 함께 여자 죄소의 기록을 남긴다. 수인번호 371번, 폭행을 당했는지 얼굴이 퉁퉁 부은 여자 죄수의 이름은 바로 유관순(고아성)이었다. 여옥사 8번 방에 수감된 유관순은 이미 감옥 안이 누울 자리가 없을 정도로 죄수들이 빼곡히 수감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그중에는 같은 동네에서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라던 만석어머니도 있었다. 만석 어머니는 유관순을 보고 '그깟 독립운동이랑 만세가 뭐였다고 내 아들이 죽었냐'며 유관순을 원망한다. 이를 본 기생출신 김향화가 나서 '누가 강요해서 만세운동을 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유관순을 변호한다.
작은 소란이 끝나자 감옥 안은 약속이라도 한 듯 누워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걷기 시작한다. 김향화는 유관순에게 '가만히 서 있으면 다리가 붓기 때문에 조금씩 걷는 게 좋다'며 같이 걷는다. 한참 걸었을 무렵, 누군가 아리랑을 노래하자 한두 명씩 따라 부르더니 이내 8번 방의 죄수들이 전부 아리랑을 합창하기에 이른다. 여옥사 간수가 조용히 하라며 경고하고 나서야 노래 부르기를 멈춘다. 유관순은 이를 보고 '마치 개구리 같다'라고 말하고, 만석어머니가 '그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라고 묻자, 향화가 그게 어떤 뜻인지 알아차리고 '다 같이 노래 부르다가도 누가 다가오면 노래를 멈추는 게 꼭 개구기 같다'라고 말한다. 이에 하나둘 맞다고 동조하며 웃는다. 그러다 간수의 심기를 거슬러 저녁을 굶는 벌을 받는데, 그렇게 되자 대놓고 다시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한다. 다른 방에서도 노랫소리를 듣고 하나둘 다라 하더니 감옥 전체의 죄수들이 아리랑을 부르고 이어 애국가를 부른다. 결국 이 사실은 감옥소장에게 가지 보고되고, 주동자 색출이 시작된다. 조선인 출신 간수 정춘영(니시다가) 이를 명령받는데 관순은 다방 종업원 출신 이옥이가 주동자로 몰릴 뻔하는 걸 보고 본인이 나섰다가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이때 일로 옥이, 향화와 조금씩 친해지며 관순은 잠도 번갈아 자야 하는 고된 감방생활 속에서도 잠시나마 웃음을 되찾기도 한다. 옥이가 향화의 명성 이야기를 하자 향화가 '난 파락호든 불효자든 나 좋다는 남자들한텐 다 술 따라줬는걸. 딱 한 가지만 빼고. 왜놈.'
그러던 중 건강검진이라며 몇몇 죄수들이 불려 갔다 돌아온 뒤, 관순은 방 밖으로 끌려나가 고문실로 옮겨져 매를 맞고 고문을 당한다. 사실 이는 일전의 소동의 주동자 색출 작업이었고, 임산부 죄수였던 임명애가 관순의 이름을 불었던 것, 관순은 항거를 멈추지 않다가 간수장에 의해 벽관 고문까지 받는다. 이는 아주 작은 곳에 처넣어 폐소공포증은 물론이고 한참 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게 하여 나와도 한동안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움직이지 못하니 혈액순환이 안 되어 오래 있을수록 몸도 상하는 최악의 경우 썩을 수도 있는 악독한 고문이다. 그 와중에도 옆에서 같은 고문을 당하는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오빠 소식을 듣고 반가워한다.
관순은 무려 일주일이 넘게 굴복하지 않으며 벽관에서 버텨내고서야 돌아올 수 있었고 만신창이가 된 관순을 본 방 동료들은 슬퍼한다. 특히 명애가 미안해하는데, 그녀가 나쁜 사람이라서 관순에 대해 말한 건 아니고 곧 태어날 아이가 걱정되어서다. 아이를 옥중에서 키울 수 있게 해 준다는 말에 비위를 맞추려 했기 때문이다. 얼마 후, 명애는 양수가 터지면서 가석방되었다가 출산 얼마 후 아기와 함께 돌아온다. 동료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같이 아기를 돌보며 추운 겨울임에도 자기 옷에서 솜을 조금씩 떼어내 배냇저고리에 나누는 등 자기 일처럼 돕는다.
얼마 후 관순은 협조적인 척하며 감방 밖에 나가 노역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관순이 독종임을 알고 있던 간수장은 일부러 제일 힘든 세탁장 노역을 시킨다. 그녀의 속내는 비록 몸은 힘든 일이었지만 밖에 나가면 조금이라도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으로, 감방에선 날자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몇 월 며칠인지 알아내 3.1 1주년 때 옥중에서도 만세를 부르려고 계획했기 때문. 빨래에 쓰이는 양잿물 때문에 지문이 닳아 없어지기도 하지만, 그 틈에 니시다와 이야기하면서 날자도 알아내고 남옥사에서 노역하러 나온 남성 죄수에게 오빠 소식도 듣고 자신의 계획을 전달할 기회도 얻게 된다.
남옥사 죄수에게서 '누가 신경 쓰겠냐, 다 지난 일 아니냐'는 차가운 말을 듣고 잠시 회의감을 느끼기도 한 관순이지만, 옥이와 향화에게서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말과 둘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3일 후인 1920년 3월 1일, 일하다 쓰러진 척하며 방에 돌아온 관순은 곧 멀쩡하게 일어난다. "만세 1주년인데 빨래나 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라고 해맑게 웃으며 하는 애사는 압권이다. 그리고 관순은 기미 독립선언서를 암송하고 만세를 부르며 서대문감옥을 봉기시킨다. 관순이 만세를 부르기 시작하자 동료들도 부르고, 이를 들은 전후좌우 방 죄수들도 부르고, 여옥사의 소리를 전해 들은 남옥사 죄수들도 부르고, 지나가던 중 감옥에서 들려오는 만세 소리를 듣고 놀라 온 거리에 이 소문을 퍼뜨리고 다닌 지게꾼 남자에 의해 그 사실을 전해 들은 일반인들도 일제히 만세를 부르면서 1주년에 또 일대 시위가 일어난다.
주동자라는 걸 들킨 관순은 다시 고문실로 끌려가 손톱 밑에 꼬챙이를 밀어 넣는 끔찍한 가혹행위를 당하고 더 열악한 지하 독방으로 옮겨지고 만다. 그러다 영친왕과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의 혼인으로 모든 수형자의 형기가 절반으로 감형되는 특사가 단행된다. 더 이상 만세를 부르면 특사에서 제외된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긴 형기를 선고받은 관순은 특사를 받아도 6개월을 더 복역해야 하는 처지다. 얼마 후 관순과 함께 복역했던 동료들은 모두 출소한다. 애라는 오랜만에 웃고, 옥이는 서명란에 깨알같이 이름대신 '만세'를 써넣고, 명애는 남편과 재회하며, 향화는 관순의 오빠 우석을 알아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관순은 간수장에게 감형 소식을 고지받을 때도 여전히 항거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무자비하게 혹행을 당해 자궁이 파열, 엄청난 하혈을 한다. 이제 달리 아무도 없는 감방에서 홀로 수감생활을 하는데 어느 순간 소변이 조절되지 않는 등, 건강이 상당히 악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자궁분 아니라 방광이 잘못되고 만 것이다. 향화와 우석은 면회를 가 관순을 만나고, 병든 그녀의 모습을 보고 슬퍼한다. 이후 향화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다는 만주로 떠나고, 우석은 니시다를 찾아가 복수하려고 하다가 그가 조선인이라는 걸 알게 되고 싹싹 비는 모습을 보이자 대신 자전거에 다가만 분풀이를 해 부숴버리고 떠난다.
또 얼마 후, 이제는 누워만 지낼 정도로 기력이 없는 관순은 3.1 운동 1주기 얼마 전에 만났던 그 남옥사 죄수가 식사 배급 담당으로 왔다가 그냥 떠나지 않고 왜 그렇게 까지 하느냐고 묻자, "그럼 누가 합니까"라고 대답하고, 남자는 뭔가 느낌 표정을 짓고 떠난다.
유관순이 출소를 겨우 이틀 앞두고 옥중에서 사망했고, 시신은 묘지에 안장되었으나 1939년 그곳에 비행장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유실되었으며, 정춘영은 훗날인 1949년 체포되었으나 반민특위의 강제해산으로 결국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자막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엔딩 크레딧에는 등장인물들의 모델인, 실제 서대문감옥에 수감되었던 3.1 운동 관련 독립운동가 여성들의 머그샷과 수형인명부가 등장한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이 바로 유관순.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영화 실제 역사와의 차이점
역사적 인물이라 최대한 고증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기에 오류가 많지는 않다.
유관순의 오빠 유우석은 1919년 4월 1일 병천에는 없었고 충남 공주에서 영명하교 교사, 졸업생, 재학생등과 함께 만세운동을 주도하였다. 체포 후 공주지방법원에서 실제로 받은 형량은 징역 6월이다. 출옥 후에도 아내이자 독립운동가인 조화벽과 함께 독립운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정춘영은 실존인물이고, 1919년 6월 30일 경성복심법원 판결문에는 정수영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춘영이라는 이름은 후일 개명한듯한다. 한국사 데이터 베이스에 남은 유일한 정춘영에 대한 기록으론 해방 후 충청남도 서천 장합읍에 본적을 두고 여관업을 운영했다고만 알려져 있고 그 뒤는 알 수 없다. 1949년 반민특위당시 나이가 55세로 1895년 생이라고 추측하고 유관순을 고문한 것과 영화 마지막에 자막으로 반민특위에 잡혔으나 처벌받지 않았다고 언급된 것은 전부 사실이다. 그리고 유우석과 그 동료가 자전거를 타는 정춘영을 급습하여 폭행하려 하지만, 정춘영은 '나도 조선인이며, 고향에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비굴하게 애걸한다. 유우석은 정춘영의 자전거를 몽둥이로 박살 내는 것으로 대신 분풀이를 한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서대문감옥 여옥사 8호실 수감자
+김향화
기생출신 독립운동가로, 3.1 운동이 있었던 같은 해, 같은 달의 29일에 경기도 수원에서 기생들을 데리고 만세 운동을 주도했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도 그 기록을 적어놓은 안내문이 있으며, 2009년 4월에 대통령 표창이 수여되었다.
+권애라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다. 1917년에 이화학당 졸업 후 모교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2년 후 어윤희 등과 함께 경기도 개성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출옥 후에도 계몽가로서 독립운동을 꾸준히 이어나갔고, 1942년에 일본 관동군 특무대에 체포되어 또다시 옥살이를 하다가 3년 후 광복과 함께 석방되었다. 1970년에는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국회의원에 입후보도 했고, 3년 후에 사망했다. 1990년에 건국 훈장 애국장이 추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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